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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남지 않았을 때 알았다
하늘로 솟구치는 거목이 아니고
땅으로 꺼져가는 밀랍에 불과 했다는 것을

더 멀리, 더 넓게
채워보려던 그것은
메꿀 수 없는 어둠이었음을
가까워지는 얼굴을 마주한다

빨아올려질 것 없는
희미한 불꽃을 붙잡으며
심연의 고통 가운데
몸무림치며 떠올리는
구원의 언어

아!
알싸한 밀랍의 진한 향기와
어둠을 유영하는 흰 연기만

보이는 것은
남겨진 자들의 몫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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