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가정에서 출발한다
나는 기독교인이다. 예수를 그리스도라 고백하며 믿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죄인임을 고백한다. 어느 날 철야기도에서 어린아이 둘을 둔 가정의 아픈 아버지를 위해 기도 하던 때였다. 하나님께서 이 땅을 위해 가장 먼저 바로 세워지길 원하시는 것은 '가정'임을 깨닫게 되었다. 모든 악(惡)은 빛을 잃어버린 가정에서부터 비롯되기에, 하나님 앞에 바로 서 있는 우리 가정이 되기 위해, 또 이 땅에 무너져가는 가정을 위해 기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몇 달간 뜨겁게 한 성도들의 기도가 응답되어, 장기 이식을 성공적으로 받아 회복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기쁨과 감격의 눈물을 흘리던 그때를 기억한다.
둘째 아이의 교회 유치부 선생님으로부터 이 책을 선물 받았다. 올해로 7살이 된 둘째 아이는 여느 남자아이들처럼 에너지가 넘친다. 언어능력이 빨랐던지라 자아가 점점 커지게 되면서 반항이 많이 생기고, 엄마의 눈엣가시 행동들 때문에 갈등이 계속되었다. 발달이 느린 형을 케어한다고 어려서부터 사랑과 관심을 많이 주지 못했던 나의 잘못들과, 그래도 그렇지 이건 아니다는 단호함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내 모습이 힘겨웠다. 그때 선생님께서 나를 보면 이 책이 떠오른다고 추천해 주신 책이었다. 크리스천의 부모로서의 성교육에 대한 지침서였다. 평소 성교육에 대해 잘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아직 아이들이 어리고 유해한 미디어에 노출시키지 않도록 잘 관리하면서 키워왔다고 자부했던지라 성교육을 일찍이 시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나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바꾸었다. 나는 '성'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가.
(p.46) 성경적 성교육에서 인간의 '성(sexuality)'이라는 단어는 단독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결혼, 생명, 남자와 여자, 윤리, 도덕, 가족, 사회 등 성이슈와 관련된 모든 영역 안에서 중요한 핵심을 구성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파생적으로 존재한다. 그래서 성경도 '성'이라는 단어를 단독으로 쓴 예가 없다. 혼인(결혼), 출산, 남자, 여자, 간음, 순결, 남색 등 구체적인 주제어 속에서 성은 연계되어 혹은 녹아서 자리 잡고 있다. '성'의 영역은 때로는 굉장히 핵심적으로 때로는 매우 부수적인 개념으로 거미줄처럼 광범위하게 퍼져있지만 '성'이라는 단어 자체가 독립적으로 분리 가능한 주인공과 같은 존재가 아니라는 말이다.
40년 가까이 '성'이 단독 주제라고 생각했던 나의 무지를 알게 되었고, 이것이 삶 가까이에서 밀접하게 다뤄야 하는 '성'을 멀리하게 되는 원인이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성'을 단독으로 다루고 있는 모든 교육들이 오히려 '성'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추상적이고 외설적인 개념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저 쾌락 또는 자율권의 문제로 여기는 '성애화(sexualization)'를 촉진시킨다고 하고 있다. 따라서 '성'이라고 하는 단어의 파생성과 연계성을 인지할 때 오히려 그 의미가 구체화되고 삶에 적용하기 쉬워진다는 것을 강조한다.
(p.57)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부모가 삶을 통해 결혼과 생명, 사랑의 소중함을 보여 주는 것이다. 부부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 가족 공동체가 하나님 안에서 하나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기쁜 마음으로 자녀를 양육하는 모습 등을 보여 주어야 한다. 부모 스스로 결혼과 출산 과정에서 얻은 귀한 열매들에 감사하는 태도가 전제되어야 한다 남편은 아내에게, 아내는 남편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부부가 아이들 앞에서 서로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어릴 적부터 이런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성경적 성가치관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며 결혼과 출산에 관한 기대를 저절로 품게 된다.
모든 것은 가정에서부터 출발한다. 우리 가정은 서로를 얼마나 인정하고 사랑하고 있을까. 모든 것에 불만과 불평이 특히 많은 내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상황이 힘들고 독박육아라는 핑계로 화를 가족들에게 쏟아내고 나서, 늘 어쩔 수 없었다며 합리화하기 바빴던 지난 내 과거들이 스쳐 지나갔다. 온전히 내 기준으로 가족들을 정죄만 했던 나의 말들이 떠올랐다. '성'은 많은 것을 내포한다. 단순히 남자와 여자만을 구분 짓는 도구로서만이 아니라, 자신이 되고 싶은, 만들어가고 싶은 이미지를 그리는데 일조한다. 인간이 가장 먼저 하는 역할 구분이 '성역할'이라고 한다. 가장 기본적인 정체성이며, 또 삶의 모든 영역에서 작용하게 되는 기본 질서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자는 성경적 가치관으로 아이들을 양육하는데 소통을 가장 기본으로 생각한다. '5회 연속 공감하기 대화법'과 '10초 이상 안아주기', '사랑해, 고마워, 미안해는 모국어로 이야기하기' 등의 실천적인 소통법을 제시한다. 지금의 내 양육현실에서 가장 필요한 기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고린도전서 13장 4-7절
가장 좋아하는 성경구절이면서도, 가장 지키지 못하는 말씀이다. 이 책은 '성'을 다루면서 결국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올바른 방향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싶은 것은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모두 소망하는 일 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이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한다. 훈계를 목적으로 두었던, 놀이방 구석 한편에 늘 내 마음을 힘들게 했던 '사랑의 매'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내 기준으로 아이들을 지시하고 정죄하는 것을 멈추고 가장 먼저는 소통하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우리 아이들을 두고 내가 항상 기도하는 것이 있다. 하나님의 선한 나라에서 선한 도구로 쓰임 받게 해 달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내 잘못된 생각을 이 시간 회개한다. 가장 먼저는 소통에 대한 잘못된 내 고집을 내려놔야 할 것이다. 또 우리 부부가 좀 더 사랑 안에서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아이들과의 갈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가지고 있거나, 가정 안에 빛과 사랑을 좀 더 채워나가고 싶은 부모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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