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레모네이드로 만들려면
요즘 '폭싹 속았어요' 드라마가 화제다. 연일 SNS에서 화제의 장면들이 쇼츠로 많이 보여서 TV를 잘 보지 않는 나도 관심이 가게 되었다. 해외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데, 해외에서의 제목은 '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라고 한다. 이는 'when life gives you lemons, you make lemonade.'라는 미국 속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삶이 너에게 시련을 줄 때, 긍정적으로 만들어보라는 뜻이다. 삶을 상큼한 레모네이드로 만들어 낼 수만 있다면. 말은 쉽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각각의 짊어지고 있는 인생마다 근본적인 고민일 것이다.
이 책은 '어려운 시기에 유쾌하게 산다는 것에 대하여'로 시작한다. 유쾌함. 가장 흔하게 부르는 단어이면서도, 유쾌함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삶에서 느끼기에 충분하지 않은 시간들을 보내는 것 같다. 그저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거나 SNS의 쇼츠를 보면서 시간을 때우는 정도일까 가볍게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우리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직면하는데 이러한 재밋거리들은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웃음의 콘텐츠가 끝나면, 다시 우리를 덮쳐오는 허무함의 크기가 더 커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잘 알면서도 너무 크게 다가오는 유쾌함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저자는 유쾌함은 인간이 삶의 고통을 유유히 항해할 수 있는 가장 큰 능력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는 유쾌함에 대해 고민하고 정의했던 다양한 사람들의 말을 인용한다. 그중 오스트리아 철학자 로베르트 팔러(Robert pfaller)의 정의가 가장 와닿았다.
(p.127) 팔러에 따르면 유머는 "높은 위치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면서 초자아의 관점에서 스스로의 어리석음, 서투름, 실수, 무취향 등을, 이 외에도 자기 규율을 지키지 않는 태도까지도 사랑스럽게 웃어줄 수 있는 능력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에게 더는 이런 식으로 대할 수 없기에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은 잣대를 댑니다.
로베르트는 많은 사람이 자기 통제에 놓여 끝없는 압박을 받고 살고 있기 때문에, 초자아의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측면을 잃어버렸다고 말한다. 어떤 일에 대해 가시 돋친 의견들을 볼 때면, 이런 자기 통제의 시선들이 타인을 향한 날 선 잣대가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끝없는 자기 통제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나를 향한 자의식이 과잉되고, 매 순간 자기 검열로 작동하여 지나치게 스스로를 통제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메커니즘에 빠지면 밝고 긍정적인 것들을 보지 못하고 잘못한 것, 나에게 부족한 것, 채워야 하는 것만 바라보게 된다. 스스로를 지옥에 빠뜨리는 일이 아닐까. 나에게 있어 삶을 레모네이드로 만들기 위한 가장 첫 번째는 자기 통제를 내려놓는 일이었다. 자기비판을 멈추고 좀 더 내 삶과 거리를 둘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살아볼수록 삶은 평탄하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유쾌해지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그렇지 못한 내 현실의 늪으로 빠져드는 것 같다. 내가 가진 시련에 너무 집중하지 않고, 나를 좀 더 안아줄 수 있고, 세상을 향하여 허용적인 시선을 둘 수 있을 때 유쾌함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대단한 유쾌함을 현재의 삶에서 찾을 순 없더라도 오늘 거울 속 나에게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사람 정도는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어두웠던 삶의 미소를 찾아가고자 애쓰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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