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수의 법칙(대수의 법칙) : 동전 던지기 횟수를 늘릴수록 앞면이 나온 횟수는 전체의 반 정도에 가까워질 거라고 예상할 수 있는데, 이런 예상을 표현하는 법칙.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평소 즐겨보는 생선님 유튜브를 보다가 알게 된 법칙이다. 이 법칙을 설명할 때 도박이 왜 성공할 수 없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모 아니면 도' 방식의, 대박을 거두는 확률이 아무 규칙 없이 들쑥날쑥해 보이지만, 횟수를 늘리면 늘릴수록 대박을 거둘 확률이 절반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이것을 모르더라도 로또조차도 왜 구매하는지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분위기에 휩쓸려 두어 번 사본 것을 제외하고는, 살면서 즉석복권이나 로또를 구매한 일이 거의 없다. 일확천금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스토예프스키의 '노름꾼'을 읽으며, 내가 건강한 삶의 가치를 가지고 살게 된 것은 나의 환경이 그만큼 합리적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그런 관점에서 온 세상을 판단하기 시작하고 죄 많은 사람들, 그러니까 자신들을 조금이라도 닮지 않은 사람들을 당장에 처형하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바로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이제 저는 차라리 러시아 식으로 추하게 놀아나는 것이 나을 성싶고, 그게 아니면 룰렛으로 돈벌이를 하고 싶습니다. 다섯 세대 후의 호프 가(家)가 되고 싶지는 않다는 말입니다.(p.85 / 밀리의 서재)
이 소설이 쓰인 그때에 도스토예프스키 역시 도박에 빠져 있었다고 한다. 당시 러시아는 산업화와 서구화로 인해 기존의 농노사회로 잡혀있던 질서가 무너지며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특히 소설에서 알렉세이가 가정교사로 고용되어 있던 장군에게, 젊은이의 눈으로 본 고리타분한 질서를 비판하는 내용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 혼란 속에서 도박은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넣는 좋은 도구가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소설 곳곳에서 이러한 독백이 자주 등장한다. 17장에서 알렉세이가 대박을 터트리는 일을 회상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는 성공 앞에서 그동안의 실패는 떠올리지 못하게 마련이며, 돈을 땄을 때는 자신이 더 이상 하인이 아니라고 했다. 이처럼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이 변할 수 있는 신기루 같은 이야기가 그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런 얘기를 당신에게 털어놓는 것은 당신이 구제 불능의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녀가 아직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해줘 봐야 여전히 이곳에 머물러 있을 것 아닙니까! 맞아요, 당신은 스스로를 망쳐 버린 것입니다...(중략)... 제가 보기에 러시아인들 모두가 그렇습니다. 아니면 그렇게 되기가 쉽든지요. 룰렛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 비슷한 다른 것이 또 있을 거예요. 예외란 아주 드문 경우입니다. 노동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 아닙니다. 룰렛은 주로 러시아에서 볼 수 있는 도박입니다. 당신은 지금껏 정직했어요. 도둑질을 하느니 차라리 하인이 되려고 했단 말입니다.(p.479 ~ 480 / 밀리의 서재)
소설 말미에 그가 가정교사로 있을 때부터 봐왔던 미스터 에이슬리가 도박에 빠져 변해버린 알렉세이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사랑을 위해서 필요한 돈을 따러 도박에 뛰어들었지만, 주객이 전도되어 그는 이제 사랑을 잃고 그녀가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에이슬리는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알렉세이가 노름판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는 이제 삶에 정직하지 못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의 예언대로 알렉세이는 '딱 내일만'을 외치며 소설이 끝난다.
큰 수의 법칙 입장에서 보자면 삶 자체가 도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꼭 도박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목숨 걸고 얻어야 하는, 또는 지켜야 하는 것들에 하루하루가 흥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무엇에 뛰어들지 않나 하는 생각. 알렉세이가 살고 있는 러시아의 혼란한 시대상은 지금도 예외는 아니다. 모든 것들이 불확실하고 성실한 노동과 하루의 삶이 느리다고 여겨지는 요즘이다. 고전소설의 매력은 백 년 전 상황이 지금에도 여전히 적용된다는 것이다. 에이슬리의 신랄한 비판을 떠올려보자. 삶에 주어진 과제에 성실하게 정직하게 살고 있는지 새해 좀 더 나를 돌아보며 살아가자. 흥하든 망하든 결과는 큰 수의 법칙만을 따를 뿐이니까.
https://pys2582.tistory.com/m/93
[문장모음]노름꾼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 열린책들 / 밀리의 서재
(p.57-58) '그럼 당신은 여태껏 룰렛이 당신의 유일한 탈출구이자 구원이라고 믿고 있었단 말인가요?' 그녀가 비웃듯이 물었다. 나는 다시 한번 아주 심각하게 그렇다고 대답했다. 반드시 돈을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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